미주현대불교 제 270호, 2012년 12월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

김순남 화가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내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와 깊은 상관이 있기에 나는 그 후자부터 잠시 언급해 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나의 그림들은 완전 추상화 또는 비구상화 (Non-Objective Painting)이다. 나는 대학 시절 때 칸딘스키의 저서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관하여>와 <점.선.면>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칸딘스키는 나의 작품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예술가이며 미술 이론가로 자리하고 있다. 칸딘스키의 이론과 예술은 나에게 구체적 언어와 형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완전히 비구상적이고 정신적인 세계를 어떻게 평면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를 너무나 선명하게 제시해 주었다.

칸딘스키가 말했듯이 회화도 음악(주로 서양 클래식 음악)처럼, 대상과 언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우면서도 그 순수 조형요소들의 조화만으로 큰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우주적인 에너지가 그러하고, 미묘한 인간들의 감정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삶 속에는 구체적인 말과 형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수없이 많다. 오히려, 세간의 많은 시비논쟁이 각자가 믿는 바를 언어로 구체화시킴으로써 생기는 문제들임을 생각할 때, 나는 말이 없이 느낌과 감동을 전해 줄 수 있는 완전추상/비구상의 예술 창조에 더욱 깊은 매력을 느낀다. 바하, 모짜르트, 베토벤, 쇼팽, 드뷔시 등의 음악을 들을 때, 나는 그와 견줄 수 있는, 대상으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그 구성의 미가 웅장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은, 그리고 그런 그림을 통해 구현되는 미감을 세상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욕망을 가진다. 그런 욕망 때문에 나는 20년이 넘도록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면의 세계에서 출발하는 추상화에 강한 매력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아마도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했던 자연 환경이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태어나서 6살이 될 때까지 지리산의 높은 봉우리들이 겹겹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마을 어귀에는 유유자적하게 강이 흐르고 있던 아름다운 산골인 경상남도 산청이란 곳에서 자랐는데, 그 어린 시절에 온 몸으로 체험했던 거대한 지리산에 대한 깊은 감동은 내 세포 속에 진하게 각인되었으며, 나로 하여금 내면으로 향하는 사색적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거대하고 어두웠던 겨울 산으로부터 진달래 만발하던 봄의 산이 탄생하던 변화를 지켜보며 나는 그 거대한 겨울 산 안에 내재한 힘이 그 기적을 가져온다고 상상하곤 했었다.

나는 어릴때부터 말이 적은 편이었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거나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좋아 했었다. 어린 나이에도 종종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지곤 했었는데, 내가 대학에 진학했을 때, 나는 1년간 처음으로 가족을 떠나 자취 생활을 하면서, 혼자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삶이 무엇인가? 나는 왜 태어났으며,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인가? 어차피 한 줌 흙으로 돌아갈 것인데, 왜 사람들은 열심히 아웅다웅 살아가는 것이며,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또 다시 반복되는 삶의 행진을 진행시켜야 하는가? 진정 이 삶은 살아야 할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삶이 무의미한 것이라면 차라리 무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등의 생각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고 번뇌하게 되었지만, 이 모든 질문들에 그 어느 하나도 확신된 답을 할 수 없었기에 나는 죽음을 선택할 용기를 내지 못하였다. 차라리 그 용기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고, 당시 내가 다니던 전산통계학과를 그만두고 미술대학 입시를 준비해서 진학하기에 이르렀다. 그림은 내가 항상 좋아했던 것이고, 잘 했던 것이라, 나는 그림을 생계 수단으로 삼아 세상을 여행하면서 내 정신적 갈증과 영혼을 채우는 삶을 살아가리라고 생각했다. 헤르만 헤세나 전혜린의 소설에서 느껴졌던 그 보헤미안적인 삶을 꿈꾸며 말이다.

나는 부모님이 사시던 창원에서 대학을 마치게 되었고, 자매결연이 되어있던 미국의 한 뉴져지 주립 대학교로 유학을 오게 된지 어언 17년,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친지도 8년째이다. 그동안 내 인생에는 많은 변화와 사건들이 있었지만, 나의 그림은 여전히 완전추상/비구상 컴포지션이다. 나는 나의 그림이 무언의 시와 철학, 그리고 음악이 되어서 나 자신과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평화를 가져다 주기를 기도한다.













Resonance: Five Asian Women Artists in New Jersey, The Harold B. Lemmerman Gallery, New Jersey City University, Jersey City, NJ, March 2 - April 6, 2005





Resonance: Five Asian Women Artists in New Jersey

Dr. Midori Yoshimoto, Gallery Director
The New Jersey City University Galleries


Soonnam Kim Singer (b.1969, Sanchung, South Korea) has lived in Bayonne, New Jersey, since she came to the United States to study art in 1995. Before her move, she had already acquired her artistic foundation in Chinese ink painting through private lessons and in abstract painting at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As early as in 1994, she participated in such international exhibition as South Asia Art Invitation Exhibition. After completing the M.F.A. program at New Jersey City University in 1998, Singer has presented her work at various places, including the New Jersey Center for Visual Art in Summit and Aljira, a Center for Contemporary Art in Newark. In addition to creating art, Singer (Kim) currently teaches at Kean University in Union.

Like most of the artists in the exhibition, the most important inspiration for Singer (Kim)’s paintings is nature. As an adolescent in her father’s garden, she “witnessed the entire process of how nature can be born out of tiny seeds and grow and mature enough to give seeds for the next generation.” As seen in Composition 2, her intimate experience and observation of nature is translated into lyrical abstraction of organic forms and colors that float freely in expansive compositions.

Another inspiration for Singer (Kim) is music. Like Wassily Kandinsky and Paul Klee, whose work she admires, Singer (Kim) believes that art can function as a metaphor for music, poetry, and philosophy. By cutting painted canvas into small squares and rearrange them on board, as in Homage to Hermann Hesse, she composes her own music, with each square evoking a musical note or chord. Through such a creative method, Singer expands the possibilities inherent in abstract art.

Resonance: Five Asian Women Artists in New Jersey, Leaflet,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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